- 김해 무인 아이스크림·편의점 급증… 덩달아 늘어난 소액 절도에 점주들 ‘골머리’
- 유혹에 취약한 아이들 방치된 환경, “어른들이 범죄 유발 환경 만든 것 아닌가” 자성론도
- 온라인 커뮤니티 ‘얼굴 박제’ 논란까지… 법적 처벌과 사적 제재 사이 갈등 깊어져
김해시 장유와 북부동, 내외동 등 대단지 아파트 상가마다 ‘무인 점포’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인건비 상승과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며 무인 아이스크림점, 무인 편의점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감시 인력이 없는 이 ‘편리한 공간’이 아이들을 범죄의 유혹으로 밀어 넣고 있으며, 그 후폭풍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또한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 ‘양심’에 기댄 운영의 한계… 김해 지역 소액 절도 잇따라 김해 중부·서부 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관내 무인 점포 내 절도 사건 신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부분 1만 원 미만의 간식거리나 학용품 등을 훔치는 소액 절도지만, 점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상당하다.
내외동에서 무인 아이스크림점을 운영하는 A씨는 “CCTV가 있어도 대담하게 물건을 가져가는 아이들을 보면 허탈하다”며 “부모에게 연락해도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않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 유혹에 노출된 아이들… “어른들이 만든 ‘결함 있는 환경’은 아닌가” 사회 전문가들은 무인 점포의 확산이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판단력이 미성숙하고 충동 조절이 어려운 초등학생들에게, 주인 없는 가게에 진열된 알록달록한 간식들은 그 자체가 거대한 ‘유혹의 덫’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상주 관리인 없이 수익만 쫓는 무인 시스템이 아이들을 예비 범죄자로 내모는 환경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이들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물건을 사는 ‘경제 관념’을 배우기도 전에, 주인 없는 공간에서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는 구조를 어른들이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 사적 제재 논란… 커뮤니티 ‘얼굴 박제’가 낳은 불상사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는 절도 사실을 알리며 아이의 얼굴이나 인상착의를 그대로 공개하는 이른바 ‘박제’ 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점주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에 호소하는 것이지만,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아동학대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실제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인 점포 절도범으로 몰린 아이의 영상이 유포되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거나, 과도한 비난 댓들로 인해 해당 가족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 처벌보다는 교육과 시스템 보완이 우선되어야 전문가들은 무인 점포 문제를 단순히 ‘아이들의 도덕성 결여’나 ‘점주의 관리 소홀’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무인 점포 이용 예절과 도덕 교육을 강화하고, 지자체와 경찰은 무인 점포 순찰 강화 및 범죄 예방 디자인(CPTED) 적용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해시의 한 교육 관계자는 “아이들이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사회 전체의 손실”이라며 “어른들이 아이들을 바른길로 이끌 수 있는 환경을 먼저 고민하고, 무분별한 온라인 박제보다는 법 테두리 안에서의 해결과 교육적 선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리함이 가져온 그림자, 무인 점포. 이제는 그 편리함이 우리 미래 세대인 아이들에게 독이 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건강한 무인 경제 생태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해투데이 김경화 기자(gimhaetoday@naver.com)


